[인터뷰] 이철우 경북지사 "교육·산업·농업 3대 혁신…지방소멸 극복의 모델로 만들겠다"

입력 2023-10-19 16:48   수정 2023-10-19 20:57

“대한민국 어디에 살더라도 행복한 지방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대한민국 지방시대’를 선언한 뒤 이를 국정 과제화한 것이 올해 가장 큰 수확입니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으로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정례화함으로써 현장 경험이 풍부한 시·도지사들이 대통령과 함께 새로운 지방시대를 준비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이철우 경북지사(사진)는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의 성과를 이같이 밝혔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성공한 대한민국이 지방화를 꼭 이뤄내야 한다는 절박함을 정책화한 민선 8기의 여정이었다. 경상북도는 ‘대한민국 지방시대’ 국정운영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상북도가 주도한 ‘지방시대’ 10개월을 평가한다면.

“지방과 관련한 국가 운영의 틀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지방시대정책국을 신설하고 지방분권, 지방소멸 대응, 청년 정주, 교육혁신, 외국인 유치를 정책화하고 있다. 중앙에서도 ‘경북이 앞서가니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산업, 교육, 농업 등 각 분야에도 대전환을 추진하는 혁신 작업이 구체화했다. 지방이 먼저 하는 일에 정부가 화답하는 경험이 더 큰 자신감으로 이어져 지방시대를 추진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지방자치 분권 및 지역 균형발전 특별법이 지난 7월 시행되면서 지역 균형발전의 초석이 마련됐다. 자치분권위와 국가균형발전위가 지방시대위원회로 통합됐다. 특별법 제정으로 만들어진 지방시대 종합계획은 시·도 종합계획과 부처에서 수립한 부문별 계획을 통합한다. 국가 재정운용계획, 국토계획,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 등을 연계한 최상위 계획이다.”

▷전국 최다인 3개의 글로컬대 예비지정도 큰 성과지만, 경상북도의 U시티 프로젝트가 특히 인상적이다. 어떤 정책인가.

“지방대학 위기는 수도권 집중에서 문제를 찾을 수 있지만, 지금까지 해온 중앙정부 주도의 수직적, 하향적 대학 정책에도 기인한다. 20년 전 예견된 지방대학의 문제를 중앙정부는 해결하지 못했다. K-U시티는 이를 해결하는 경상북도의 ‘시그니처 정책’이다. 지방시대 완성으로 가는 길에 지방분권, 균형발전, 청년·인구·외국인·대학 정책 등 큰 그림이 모두 담겨 있다. 지역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한 뒤 지역 기업에 취업하고 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 올해 2월 교육부의 지역혁신중심 인력양성체계(RISE) 시범 사업에 경상북도가 선정됐다. 대학의 권한과 재정을 일부 이양하는 변화다. RISE 사업은 대학 혁신의 시작이다. 나눠 먹기식으로는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뼈를 깎는 각오로 혁신에 참여하는 대학은 특성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다. 지난 6월 글로컬 대학 30 공모사업에 경북지역 4개 대학이 예비 지정됐다. 지역대학-지자체-기업은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공동운명체라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U시티 대학에 들어간 청년은 어떤 혜택이 있나.

“U시티는 지역 대학이 도, 시·군과 함께 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고 지역특화산업을 발전시켜 청년이 살고 싶은 청년 중심도시를 건설하는 정책이다. 핵심은 1시군-1대학-1특성화다. 여기에 교육, 취업, 주거, 결혼 등 K-로컬 7대 프로젝트를 연계해 청년들이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학생들에게는 등록금을 무상 지원하고 졸업 후 지역 전략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 청년우대복지카드를 통해 고졸 취업자는 대졸 수준, 중소기업 취업자는 대기업 수준으로 단계별 임금을 보전해 장기근속과 지역 정착을 도모한다. 청년들의 집 걱정 해소를 위한 셰어하우스, LH임대아파트, 주택 임차료 지원과 결혼장려금, 산후조리 도우미 지원, 아이 돌봄 가계 부담 제로, 119아이행복 돌봄터 등 패키지로 지원한다.”


▷농업대전환도 지방시대를 선도할 정책으로 경북이 앞서가고 있다.

“농도 1번지인 경상북도는 농업소득이 3만7000달러로 전국에서 압도적 1위다. 하지만 도시근로자의 64%에 불과하다. 네덜란드는 농업인 소득이 8만달러다. 농업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농업대전환에 나선 이유다. 농산업은 생산 첨단화, 규모화, 식품 가공 고부가화, 농촌 공간 개선에서 혁신 실마리를 찾아낼 수 있다. 농업 규모화를 위한 모델이 문경 혁신농업타운의 ‘공동영농형 모델’이다. 문경 영순면 들녘은 기존 벼 1모작을 주로 하던 곳인데 이번 사업으로 하절기에는 콩을, 동절기에는 양파·감자를 심는다. 공동영농을 위해 대형 농기계가 투입되고 있다. 농기계를 보관하고 작물을 선별할 수 있는 시설이 올해 들어서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소득이 많이 늘어날 것이다. 마을 리더를 중심으로 80농가가 참여하는 농업법인이 설립됐다. 영농법인의 핵심 경영진이 들녘 전체의 영농계획을 결정하고 마을 농가는 주주로서 참여한다. 올해 콩을 시작으로 내년 6월 양파 수확까지 끝나면 이모작 한 바퀴가 끝난다. 소득분석을 정확히 분석해봐야 알겠지만, 기존보다 2배 이상 소득 증대가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상주 스마트팜에 방문했을 때 “농업대전환은 국가를 바꿀 수 있는 대사업이며 식량 안보를 책임지게 될 정책”이라고 언급했다. ‘새마을운동’이 경북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했듯이 경상북도에서 기반을 다진 혁신농업타운이 대한민국 농업의 틀을 확 바꾸는 사례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

▷농업생산 첨단화와 농식품 가공산업을 통한 수출 확대 계획은.

“농업생산 첨단화도 농업 대전환의 주요 요소다. 현재 5% 수준인 시설원예 스마트화율을 2026년까지 25%까지 높일 계획이다. 노지도 스마트화한 안동 임하면의 스마트 과원을 전국 최초로 공개했다. 농식품 가공산업 대전환도 추진하고 있다. 2030년까지 100억원 이상 매출 기업 100개, 100만달러 이상 수출 기업 100개를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미국 아마존 입점업체인 푸닷(Foodot)과 경북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미국 최대 한인 마트 체인인 H마트에서는 안동소주, 장류 등 지역 농산품을 홍보하는 등 해외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안동소주’ 세계 브랜드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등 세계적인 위스키 회사들의 제조공정을 비교 분석해 세계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농업대전환 원년이었다. 내년에는 이를 확산하는 ‘농업대전환 시즌2’를 추진할 예정이다.”

▷대구경북신공항이 2030년 개항하면 신선 농산물과 농식품 수출에도 기회다.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한류의 가장 큰 시장은 K팝 같지만 가장 큰 부분은 한식이다. 안동소주 등 전통주의 잠재력도 크다. 지난해 국내 전통주 시장 규모는 1629억원으로 전년(941억원)보다 73%나 성장했다. 스카치위스키는 지난해 10조원을 생산해 90%를 수출했다. 우리 무역수지 적자가 40조∼50조원 규모다. 네덜란드의 첨단농업, 스코틀랜드의 위스키 산업을 보면 우리 농수축산업의 미래가 보인다. 대구경북신공항시대에 대비해 농업과 유통 물류 혁신에 경북이 모델을 만들 것이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